나는 어릴 때 게임을 참 좋아했다.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다. 게임을 정말 잘 하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게임을 공부했다. 어떻게 하면 내 실력이 좋아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얼마나 열정적이었냐면 수업 시간에 노트에 맵을 그리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전략을 세우기도 하고, 고수들의 영상을 보고 분석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끊임없이 배웠다. 그리고 배운 것들을 게임 플레이 중에 열심히 적용했다. 내 것이 될 때까지. 어떻게 보면 나는 노력하는 방법을 게임으로부터 배웠던 것 같다.
인생에 투자하라
지금은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내 성격상 게임에서 지기만 하면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재능도 없어서 게임을 잘하기 위해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편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내가 프로게이머가 아닌 이상 내가 게임에 쏟아부은 노력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 수록 그 사실을 몸소 느끼면서 게임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인생은 게임과 다르게 목숨이 단 하나 뿐이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현재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서 미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어디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좋을 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한 투자처, 책
게임을 잘하기 위한 시간 투자는 결과가 좋은지, 나쁜지 피드백이 빠르고 그 결과가 눈에 띄는 편이다. 하지만 인생에 대한 시간 투자는 피드백이 느리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 점이 사람들이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 이유이며, 인생에서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시간과 노력을 꾸준히 쏟기 힘든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일인지, 과연 이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확신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 노력을 지속하기가 힘들다. 그러다 보면 한 것 없이 시간은 흘러버리고 만다. 인생이 게임이라면 결과가 나쁠 때 시간을 돌려서 다른 선택을 하면 되기에 크게 고민할 일은 아닐텐데, 인생은 그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가 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나는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내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다. 물론 일단 해보고 나면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지 않을 수 있는 시행착오가 있다면 하지 않기를 원한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을 때면 지금 잘하고 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싶어 한다. 조금이나마 확신을 가지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나보다 먼저 이 일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 합리적이지 않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매체는 가족, 지인, 강연, 책 등이 있다. 그 중에서 나는 책을 추천한다. 글로써 독자를 이해 시키려면 얼렁뚱땅 쓸 수 없다. 특히 글은 표정도 목소리도 없기 때문에 독자들이 오해가 없도록 단어 선택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는 매체다. 글을 읽는 데에는 시간 제약도 없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들여 논리적이고 자세하게 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책은 가까운 곳에 두고 언제든지 원하는 부분을 다시 읽어볼 수 있어 좋다.
보통 내용 전달을 위해 책을 쓰는 저자는 경험을 통해 얻은 일정 수준 이상의 깨달음을 타인에게 알리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책을 쓰면서 생각도 정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얻는 것이 많기 때문에 저자와 독자는 Win-Win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독서 시작하는 방법
독서에 흥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책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책에 대한 좋은 경험을 조금씩 쌓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필요에 의한 독서를 하라는 것이다.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한 수단으로 책을 읽어 보자. 당신이 프로그래머로서 좋은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그와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있는지 찾아보라. 인간 관계가 너무 어렵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면 그와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있는지 찾아보라. 책 읽는 이유와 방법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면 그와 관련된 책을 찾아보라. 책을 스스로 고르기 힘들다면 인터넷 혹은 독서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책 추천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서점에 가서 베스트&스테디 셀러 코너의 책들을 구경해보라. (yes24 베스트 셀러👈click!!)
무엇이든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껴야 가치가 있는 법이다.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을 쉽게 설득할 수는 없다. 자신에게 책이 필요한 지 아닌지 알고 싶은가? 직접 읽어 보고 느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당신에게 내가 몸에 좋다고 소문난 체력 포션을 사줄 순 있지만 내가 대신 마셔줄 순 없지 않은가? 직접 맛을 몇 번 보고, 마셔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면 더 이상 마시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대개 몸에 좋은 건 쓴 법이다. 하지만 그 효능에 중독되어 계속 찾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여러 번 시도는 해보길 바란다.
- 필요하고 관심 있는 책을 구매하여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어라.
그러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더 하게 된다. 자이언스 효과라는 게 있다. 자주 마주치면 호감이 생기게 되는 심리 효과를 말하는데 이를 활용해 책에게 꼬심을 당해보라. - 하루에 한 문장은 읽어보자는 목표를 세워라.
작은 습관을 쌓아가다 보면 그 습관은 점차 커질 것이다. 한 문장만 읽으려고 책을 펼쳤다가 몇 페이지 째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 책 한 권을 읽기 시작했으면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라.
관심 있는 책을 여러 권 갖다 놓고 그때 그때 읽고 싶은 책을 조금씩 읽으면 된다. 자신의 상황과 독해력에 따라 잘 안 읽히는 책이 있다. 잘 읽히지도 않는 것을 억지로 읽으며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고 배경 지식이 쌓인 상황에서 다시 읽어보면 그 때는 전보다 잘 읽힐 것이다. - 책을 가지고 다녀라.
이동 시간에 하루 10분씩 읽어도 한 달이면 300분이다. 책이 무거워서 싫다면 전자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책을 읽어라. 책을 읽기만 해서는 인생을 바꿀 수 없다. 책에서 감명 깊게 읽은 내용이 있다면 내 삶에 적용하여 직접 경험하고 느껴라.
지금까지 독서를 해야 할 이유와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본인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독서의 맛을 음미하려고 노력해보길 바란다. 분명 그 맛에 중독되고 나면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테니… 😌
뛰어난 필력에 엄청 몰입하며 읽었네요. 독서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
최고의 칭찬이네요! 감사합니다 🙂